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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억산(밀양)

by 푸른솔의 2010. 5. 5.

2010.05.05  밀양 억산(954m)  김길준  5시간30분

안동출발 06:30 - 인골산장 09:20 - 북암산(806m) 10:50 - 문바위(875m) 11:30 - 사자봉(924m) 11:50 - 억산 12:40 - 점심 12:40~13:10

 - 인재 14:20 - 폭포 15:00 - 산장 15:30

 

바람과 꽃과 바위 그리고 물

 인골산장 마당을 지나 바로 등산로가 시작 된다. 처음부터 가파른 등산로에 땀을 얼마나 흘려야 할지 수건을 베낭에 걸고 오른다. 하지만 의외로 북암산 오름길의 전망대에서부터 능선길에 들어서자 시원한 바람이 가슴 속까지 뼈 속까지 시원하게 불어온다. 물론 산 아래에서도 봄바람이 불고 있겠지만 땀을 흠뻑 흘린 뒤 온 몸을 바람에 맡기며 시원한 바람을 가슴속 가득 들어마셔 본다. 땀을 흘린 사람만이 바람의 시원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는 당연한 생각을 다시 해본다. 이 순간이 영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이 좋은 기분을 어찌 집에서 보낼 수 있으랴. 휴일 마다 집을 떠나 돌아다니니 집사람에게 좀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러나 어쩌랴. 이런 기분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을...

 올해는 봄날씨가 변덕스러워 바로 일주일 전에 눈을 밟고 산행을 했었는데 이제는 벌써 더위 걱정을 해야하니. 변덕스러운 날씨탓에 산중의 진달래가 많이 얼어버려 구경하기가 힘들었는데 능선길에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벌써 아래에서는 철쭉이 연분홍색을 자랑하며 붉은 진달래를 밀고 올라온다. 철쭉과 진달래를 같이 보기가 쉽지 않은데... 땅 바닥엔 각시붓꽃이 고개를 숙이고 등산로를 안내하고 고지대엔 노랑제비꽃이 햇볕을 쪼이고 있다. 이외에도 이름 모를 꽃들이 자기를 나타내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유혹을 하고 있다. 봄이 되면 꽃들을 찾아보고 알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북암산 이름이 말해주듯 중턱부터 바위가 병풍을 치고 꼭데기를 내주지 않으려한다. 그러나 어떻게 길을 찾아 내는지 요리조리 잘도 길을 내 놓았다. 어렵게 올라가면 그만큼 보람도 크다. 역시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바위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전망으로 가슴이 뻥 뚫린다. 속이 시원하다. 가슴이 답답한 사람들 꼭 한 번 바위에 올라서서 내려다 보기를 권하고 싶다. 문바위, 사자봉, 억산 계속 이어지는 암릉길엔 아슬아슬 모험심도 생기고 기암괴석을 감상하며 산행을 더욱 즐긴다.

 능선에서 내려다 본 가인계곡은 밀림으로 덮혀 사람의 근접을 거부할 것만 같았는데 인재에서 꼴꼬불 산길을 내려오니 계곡 옆으로 길을 내주고 시원한 물소리가 산행의 피로를 풀어준다. 예년에는 봄철이면 가뭄으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계곡의 물소리를 듣기 힘들었는데 올해에는 저수지마다 물이 그득하고 계곡마다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올 처음으로 계곡에 발을 담가본다. 조그만 올챙이들이 세상의 험난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저희들끼리 그져 놀기에 바쁘다. 시원한 바람소리 물소리를 담아낼 수만 있으면 좋으련만 계곡 풍경만 카메라에 담아보고 몸에 남아 있는 땀을 닦아낸다.    

 

다음블러그 淸貧樂山에서

 

각시붓꽃 

 

산 아래쪽엔 철쭉이 벌써

 

능선엔 아직도 진달래가

 

북암산

 

북암산, 문바위 사이의 소나무 

 

문바위

 

문바위 정상

 

사자봉(왼쪽)

 

사자봉

 

억산을 오르며 바라본 듬직하게 자리잡고 있는 운문산, 왼쪽 봉우리가 범봉, 운문산 바로 왼쪽 멀리 뽀족한 봉우리가 가지산

 

억산

 

억산-구만산 능선에서 본 가인계곡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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