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3.25 도산국망봉(481) 나홀로
아직 진달래가 피기 전인 이른 봄날 퇴계선생 조부 이계양공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도산온천 뒤편에 있는 국망봉을 나홀로 찾아가 보았다.
[중앙일보 송의호 기자] 한동안 잊혀졌던 국망봉(國望峰)이 안동의 새로운 명소로 발돋음하고 있다. 도산면 운곡리 해발 4백81m 국망봉 정상엔 세개의 바위에 ‘국’‘망’‘봉’이란 글자가 한자씩 새겨져 있다. 이 봉우리에 얽힌 사연은 조선 중기 퇴계 이황(李滉)선생의 조부인 이계양(李繼陽)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은 단종이 왕위를 찬탈 당하자 봉화의 훈도 벼슬을 버리고 온혜에 터를 잡았다. 그리고는 산 봉우리에 단을 쌓고 단종이 승하한 날(1457년 10월 24일) 북쪽 영월을 향해 절하며 30여년을 애도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그곳엔 국망봉 ‘단비(檀碑)’가 세워졌다.
퇴계 선생과 후손인 독립운동가 이만도(李晩燾)선생도 해마다 이곳에 올라 단종의 죽음을 애도하며 나라의 안위를 걱정했다. 이후 백여년동안은 세인의 발걸음이 끊어졌고 국망봉은 잡초로 뒤덮였다. 1976년 후손들은 ‘국망봉’이라 새긴 비를 다시 세웠다.
산속에 묻힌 역사의 현장은 김휘동 안동시장의 노력으로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지역의 문화재를 찾기 위해 ‘선성지’‘영가지’ 등 고서를 탐독하던 김시장은 국망봉 사연을 접하고 2개월여 향토사학자들과 현장을 답사했다.
국망봉은 안동시내에서 30㎞쯤 떨어져 승용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위치. 안동시는 이곳에 등산로를 개발, 주변 용수사·도산온천을 묶어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시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에 흩어진 문화재 찾기에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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